바쁜 일상 속에서 사람들에게 가장 부족한 자원은 바로 ‘시간’입니다.
특히 효율을 중시하는 MZ세대는 단순히 저렴한 가격보다 시간을 절약해주는 서비스를 더 가치 있게 평가합니다.
장을 보러 마트에 갈 필요 없이 클릭 한 번으로 받아볼 수 있는 새벽배송, 요리 과정을 최소화하면서도 맛과 경험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밀키트, 그리고 자동차 소유 대신 필요할 때만 이용하는 카셰어링은 이런 흐름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세 가지 생활 방식을 통해 MZ세대가 어떻게 시간을 돈처럼 소비하며
새로운 소비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새벽배송이 장 보기의 기준을 바꾸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장을 보려면 마트나 시장에 직접 방문하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며 온라인 소비가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그중에서도 ‘새벽배송’은 MZ세대의 생활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새벽배송 시장은 2018년 1,000억 원대에서 시작해 2020년 2조 원대, 2023년에는 약 12조 원 규모까지 성장했습니다.
단 5년 만에 10배 이상 성장한 셈입니다.
특히 마켓컬리의 샛별배송은 ‘밤 11시 전 주문 시, 다음 날 아침 7시 전 배송 완료’라는 콘셉트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습니다.
현재는 쿠팡의 로켓프레시, 오아시스마켓, SSG 등 대형 유통사까지 진출하면서
새벽배송은 MZ세대 소비의 표준 서비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새벽배송의 장점은 단순히 ‘빠르다’는 점이 아닙니다.
시간 절약: 장을 보기 위해 이동하고 줄 서는 시간을 모두 없앰.
품질 관리: 산지 직송, 콜드체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신선도를 유지.
선택의 폭: 오프라인보다 더 다양한 프리미엄 상품을 온라인에서 손쉽게 고를 수 있음.
2024년 소비자 조사에서는 새벽배송 서비스의 만족도가 71.8점으로 생활 서비스 중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신뢰성, 접근성, 가격 공정성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이는 바쁜 MZ세대가 “조금 더 비싸도 믿을 수 있는 서비스라면 이용하겠다”는 가치관을 잘 보여줍니다.
즉, 새벽배송은 단순한 배송 서비스가 아니라,
시간이라는 가장 귀한 자원을 대신 관리해주는 ‘프리미엄 서비스’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밀키트, 요리 시간을 ‘돈’으로 환산한 선택
요리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활동입니다. 장을 보고, 재료를 손질하고, 조리한 뒤에는 설거지까지 이어지죠.
하루 종일 바쁜 MZ세대에게 이런 과정은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밀키트(Meal Kit)입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밀키트 시장은 2017년 200억 원대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1,800억 원, 2023년에는 3,800억 원대로 성장했습니다. 업계는 여전히 2025년까지 7,000억 원 규모를 전망합니다.
한 조사에서는 MZ세대 소비자의 85% 이상이 밀키트를 경험해봤다고 답했으며, 재구매율 역시 4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밀키트의 인기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재료 손질 불필요 – 이미 손질된 재료가 정량 포장되어 있어 조리 시간이 크게 단축.
메뉴 다양성 – 유명 셰프 레시피부터 세계 요리까지 집에서 간편히 재현 가능.
음식물 쓰레기 최소화 – 필요한 양만 제공되므로 낭비가 적음.
경험 가치 – 단순한 ‘식사 해결’이 아니라 ‘요리 경험’을 제공.
밀키트 구매 이유 조사에서도 가장 높은 응답은 ‘조리와 준비 시간이 절약돼서(89.2%)’, 이어
‘식재료를 따로 구입할 필요가 없어서(60.1%)’였습니다.
이는 MZ세대가 요리 시간을 명확히 비용으로 환산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물론 단점도 존재합니다. 일반 식자재를 사서 직접 요리하는 것보다 가격이 비싸고,
포장재가 많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환경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밀키트는 ‘시간 절약’이라는 절대 가치를 제공하며, 바쁜 현대인에게 없어서는 안 될 선택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소유보다 접근성: 카셰어링이 선물한 유연한 이동성
자동차는 한때 ‘성공의 상징’이었지만, 이제 MZ세대에게 차는 소유보다 접근성이 중요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이후 20~40대 차량 등록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했습니다.
특히 20대는 9.5% 줄었고, 30·40대도 4% 이상 감소했습니다.
반대로 카셰어링(Car Sharing) 서비스 이용률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20대 이용률은 2020년 대비 250% 증가
30대는 무려 960% 급증
전체적으로 2030 세대의 카셰어링 이용은 3배 이상 확대
쏘카, 그린카, 피플카 등 다양한 플랫폼이 확산되며, 앱 하나로 예약-탑승-반납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구조는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카셰어링의 장점은 명확합니다.
경제성 – 차량 구매, 보험, 세금, 정비 등 고정비용 부담이 없음.
유연성 – 필요할 때만 단기 이용 가능.
접근성 – 전국 주요 도시, 아파트 단지, 지하철역 등 거점이 확산.
한 소비자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2.9%가 카셰어링을 알고 있고,
39.1%는 실제 이용 경험이 있으며, 재이용 의향도 67.4%에 달했습니다.
특히 20대의 향후 이용 의향은 76.8%로, 다른 세대보다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이러한 데이터는 MZ세대가 “내 차가 필요한 순간은 있지만, 항상 필요하지는 않다”라는 인식을 갖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즉, ‘내 차’ 대신 ‘내 시간’을 선택하는 합리적 소비라 할 수 있습니다.
시간 절약형 소비가 만든 새로운 표준
MZ세대의 소비는 단순히 “싸게 사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시간을 아껴주는 서비스’에 기꺼이 돈을 지불합니다.
장보기 → 새벽배송으로 전환
요리 → 밀키트로 간소화
이동 → 카셰어링으로 대체
이러한 변화는 결국 “소비의 중심 가치가 가격에서 시간으로 이동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앞으로도 이 흐름은 더욱 강화될 것이며, 기업들은 편리함·유연성·경험 제공이라는 3대 키워드를 중심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즉, 시간은 곧 돈이며, MZ세대는 시간을 절약하는 방식으로 더 현명한 소비를 실천하고 있는 것입니다.